[수석 SHERPA 박서현 | 2026.08.22 | 읽는 시간 약 5분]
“팀에서 제일 잘하는 친구가 퇴사하겠다고 하는데, 잡아야 할까요?” 사업부장 한 분이 다급하게 물어왔다. 그의 표정에는 이미 답이 정해져 있었다.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쪽이었다.
부하직원 퇴사 만류할지 판단하는 법에서 가장 흔한 실수가 바로 이 지점에서 나온다. “잘하는 사람이니까 잡는다”는 반사적 판단이다. 하지만 27년간 수많은 퇴사 면담을 지켜보면서 확인한 건, 이 판단을 감정이 아니라 구조로 접근한 리더들의 결과가 훨씬 좋았다는 사실이다.
왜 반사적으로 잡으려 하면 안 되는가
유능한 팀원이 퇴사 의사를 밝히면, 리더는 본능적으로 손실을 막으려 한다. 이 반응 자체는 자연스럽다. 문제는 이 반응이 그 사람이 왜 떠나려 하는지를 제대로 듣기도 전에 나온다는 점이다.
앞서의 사업부장에게 먼저 물었다. “그 친구가 왜 나가려는지 알고 계세요?” 그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다만 “연봉 때문 아니겠냐”고 짐작만 하고 있었다. 부하직원 퇴사 만류할지 판단하는 법의 첫 단계는, 이 짐작을 사실로 바꾸는 것이다. 이유를 정확히 모른 채 던지는 카운터 오퍼는, 진짜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채 시간만 버는 임시방편이 되기 쉽다.
퇴사 이유를 정확히 듣는 대화
퇴사 의사를 밝힌 직원과의 대화에서, 표면적인 이유와 진짜 이유가 다른 경우가 많다. “개인 사정”이라는 말 뒤에는 상사와의 갈등이 있을 수도 있고, 성장 정체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도 있고, 정말 연봉 문제일 수도 있다. 이 진짜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면, 어떤 조건을 제시해도 표적을 빗나간 해결책이 된다.
이 대화에서 중요한 건 방어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리더가 “그게 무슨 소리냐”는 식으로 반응하면, 직원은 더 이상 솔직한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 있는 그대로 듣고, 그 이유가 조직 안에서 해결 가능한 것인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잡아야 할 경우와 놓아줘야 할 경우
부하직원 퇴사 만류할지 판단하는 법에서 실질적인 기준은 이렇다. 퇴사 이유가 조직 안에서 실제로 개선 가능한 문제라면, 잡을 가치가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상사와의 갈등이 원인이라면 보고 라인을 조정하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다. 성장 정체가 원인이라면 새로운 역할이나 프로젝트를 제안할 수 있다.
반대로 그 사람의 인생 방향 자체가 바뀐 경우라면, 어떤 조건을 제시해도 붙잡기 어렵다. 창업을 결심했거나, 완전히 다른 분야로 전환하려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에 억지로 붙잡으면, 남더라도 그 사람의 마음은 이미 조직을 떠나 있는 상태로 근무하게 된다.
카운터 오퍼의 함정
연봉 인상이나 승진으로 붙잡는 카운터 오퍼는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여러 조직에서 반복적으로 확인한 패턴이 있다. 카운터 오퍼로 남은 직원의 상당수가 6개월에서 1년 안에 결국 퇴사한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불만이 해결되지 않은 채, 조건만 일시적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또한 카운터 오퍼로 붙잡는 관행이 반복되면, 조직 안에 이상한 신호가 퍼진다. “퇴사 의사를 밝혀야 대우가 좋아진다”는 학습이 팀 안에 퍼지면, 이는 전체 조직 문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놓아줄 때 리더가 놓치는 것
퇴사를 만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그 이후의 태도도 중요하다. 떠나는 직원을 서운함이나 배신감으로 대하는 리더들이 있는데, 이는 관계를 불필요하게 망가뜨린다. 부하직원 퇴사 만류할지 판단하는 법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놓아주기로 한 이상, 마지막까지 좋은 관계로 마무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이득이다.
떠난 직원이 다른 회사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몇 년 뒤 다시 협업하거나 심지어 재입사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런 가능성을 열어두려면, 퇴사 과정에서의 태도가 결정적이다.
나이와 연차에 따라 판단 기준도 달라진다
부하직원 퇴사 만류할지 판단하는 법에서 한 가지 더 고려할 부분이 있다. 퇴사 의사를 밝힌 사람의 연차와 나이에 따라, 붙잡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 신입이나 저연차 직원의 이탈은 대체로 다른 인재로 대체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 하지만 조직의 맥락과 노하우를 오래 축적한 4050 핵심 인력의 이탈은, 단순히 사람 하나를 잃는 것 이상의 손실로 이어진다.
이런 인력의 경우, 연봉이나 직급보다 그 사람이 조직 안에서 느끼는 존재감과 영향력이 퇴사 결정에 더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 일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경험이 여전히 조직에 필요하다는 확인을 원한다. 이 부분을 놓치고 조건만 제시하면, 정작 그 사람이 원하는 걸 주지 못한 채 협상이 끝난다.
조직 전체에 주는 신호
한 명의 퇴사를 어떻게 다루는지는, 남은 팀원들에게도 신호가 된다. 이유도 묻지 않고 무작정 붙잡으려는 리더는, 남은 팀원들에게 “이 조직은 문제의 근본 원인에 관심이 없다”는 인상을 준다. 반대로 진지하게 이유를 듣고, 개선 가능한 부분은 개선하되 그렇지 않은 부분은 존중하며 보내주는 리더는, 남은 팀원들에게도 신뢰를 얻는다.
앞서의 사업부장은 결국 그 팀원과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이유는 연봉이 아니라, 오랫동안 요청했던 새로운 프로젝트 기회가 계속 다른 사람에게 돌아간 데 대한 실망이었다. 사업부장은 그 자리에서 바로 답을 주지 않고, 일주일간 실제로 가능한 역할 변화를 검토한 뒤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 그 팀원은 결국 남기로 했고, 이후 그 부서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를 이끌게 됐다. 부하직원 퇴사 만류할지 판단하는 법은 결국 사람을 잡는 기술이 아니라, 조직의 진짜 문제를 듣는 기술이다.
SHERPA 인사이트 메시지
반사적으로 잡지 말고 진짜 이유부터 들으세요.
개선 가능한 문제인지 인생 방향의 전환인지 구분하세요.
놓아줄 때도 관계는 좋게 마무리하세요.
지금 이 결정의 기준이 명확한지
5분이면 점검할 수 있습니다.
부하직원 퇴사 만류할지 판단하는 법 — 자주 묻는 질문
Decision Lab · 두 가지 출구
27년 조직 경영 | 4050 다음 챕터를 디자인하는 사람 — 수석 SHERPA 박서현 · Decision Lab CE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