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SHERPA 박서현 | 2026.08.03 | 읽는 시간 약 5분]
팀장 승진 3년 차 임원 한 분이 다면평가 결과를 받아 든 날 나를 찾아왔다. 상사 평가는 늘 최상위였는데, 팀원들이 매긴 점수는 유독 낮았다. “제가 팀원들한테 그렇게 나쁜 리더였나요.” 그의 표정은 충격을 넘어 배신감에 가까웠다.
물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코멘트가 있었어요?” 그는 익명 코멘트 몇 개를 보여줬다. “일방적으로 지시한다”, “의견을 물어보지만 결국 자기 생각대로 한다.” 다면평가 대응법이 필요한 순간은 바로 이런 때다. 점수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그 점수를 만든 구체적인 패턴을 읽어야 한다.
27년간 수천 건의 인사평가를 지켜보면서 확인한 것이 있다. 다면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도 다음 평가에서 확실히 개선하는 사람과, 같은 점수를 계속 반복하는 사람의 차이는 능력이 아니라 결과를 받아들이는 첫 반응에 있었다.
다면평가 대응법이란 무엇인가
다면평가 대응법은 낮은 점수를 감정적인 상처가 아니라 읽어야 할 패턴으로 다루는 기술이다. 다면평가는 한 사람에 대한 여러 시선을 모은 결과다. 그 안에는 정확한 관찰도 있고, 특정 사건 하나에서 비롯된 과도한 평가도 섞여 있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점수 하나에 지나치게 흔들리거나 반대로 전부 무시하게 된다.
첫째, 점수를 받은 당일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다면평가 대응법의 첫 번째 원칙은 결과를 받은 당일에는 그 어떤 반응도 하지 않는 것이다. 앞서의 임원도 결과를 본 그날 바로 몇몇 팀원에게 서운함을 내비쳤다. 나중에 그는 그 행동을 후회했다. 감정이 격한 상태에서 나온 반응은 오히려 팀원들에게 “낮은 점수를 준 것에 대한 무언의 압박”으로 읽힐 수 있다. 다면평가 대응법을 아는 사람은 결과를 받은 날은 그냥 흘려보내고, 하루 이틀 지난 뒤에 다시 코멘트를 찬찬히 읽는다.
왜 다면평가 결과는 유독 크게 다가오는가
상사의 평가보다 동료나 팀원의 평가가 유독 아프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 상사의 평가는 예측 가능한 기준이 있다고 여겨지지만, 동료와 팀원의 평가는 “내가 모르는 곳에서 나를 어떻게 보고 있었는가”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는 영역에서 나온 평가이기 때문에 더 크게 다가온다. 다면평가 대응법을 아는 사람은 이 반응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크기에 압도되지 않으려 노력한다.
다면평가 대응법을 실제로 적용하는 방법
둘째, 한 사람의 극단적 평가와 다수의 패턴을 구분한다
두 번째 단계는 여러 코멘트를 모아놓고 반복되는 패턴과 한두 사람의 극단적인 의견을 구분하는 것이다. 앞서의 임원도 이 작업을 해봤다. 코멘트 열 몇 개 중 “일방적으로 지시한다”는 취지의 말이 여러 명에게서 겹쳐 나왔다. 반면 유독 신랄한 코멘트 한두 개는 다른 코멘트들과 결이 달랐다. 다면평가 대응법을 아는 사람은 반복되는 패턴에는 진지하게 반응하고, 튀는 한두 개의 의견에는 지나치게 무게를 두지 않는다.
셋째, 개선 여부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준다
세 번째 원칙은 결과를 받은 뒤 “앞으로 잘하겠다”는 말을 팀 전체에 선언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선언은 오히려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고, 팀원들에게 부담을 준다. 대신 실제 회의나 의사결정 방식을 조용히 바꾸고, 그 변화가 몇 주간 누적되도록 두는 편이 낫다. 다면평가 대응법을 아는 사람은 말보다 반복되는 행동으로 신뢰를 다시 쌓는다.
다면평가 대응법이 조직 전체에 미치는 영향
오너나 사업부장 입장에서는 다면평가 제도 자체를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하는지가 중요하다. 평가 결과를 인사 불이익과 직결시키면, 사람들은 솔직한 평가 대신 무난한 평가만 내리게 된다. 반대로 평가 결과가 성장의 자료로만 쓰인다는 신뢰가 쌓이면, 코멘트의 질 자체가 달라진다. 다면평가 대응법은 개인만의 기술이 아니라, 조직이 이 제도를 어떻게 다루는지와도 맞물려 있다.
익명성 뒤에 숨은 진짜 의도를 읽는 법
익명 코멘트 중에는 건설적인 피드백도 있지만, 개인적인 감정이 섞인 코멘트도 있다. 이 둘을 구분하는 한 가지 방법은 코멘트가 구체적인 상황을 언급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어떤 회의에서 이런 식으로 진행됐다”처럼 구체적인 코멘트는 실제 개선점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근거 없이 감정적인 표현만 있는 코멘트는 특정 사건에서 비롯된 일회성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 다면평가 대응법을 아는 사람은 이 구체성의 정도를 기준으로 코멘트의 무게를 다르게 둔다.
평가자에게 직접 물어봐도 되는가
평가가 익명이라 하더라도, 팀 전체 분위기나 평소 대화를 통해 어떤 부분이 불편했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해볼 수는 있다. 예를 들어 팀 회의에서 “최근 의사결정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으면 편하게 말해달라”고 열어두면, 익명 코멘트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맥락이 자연스럽게 나오기도 한다. 다면평가 대응법에서 중요한 것은 방어적으로 캐묻는 것이 아니라, 개선을 위한 정보를 편하게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다음 평가 시즌까지 무엇을 기록해둘 것인가
한 번의 평가 결과로 끝내지 않고, 그 사이 자신이 바꾼 행동과 그에 대한 팀의 반응을 짧게라도 기록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음 평가 시즌에 결과가 나왔을 때, 이 기록을 다시 꺼내보면 실제로 무엇이 바뀌었고 무엇이 여전히 남아 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좋은 코멘트도 같은 방식으로 다뤄야 한다
다면평가 대응법은 낮은 점수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예상보다 좋은 코멘트를 받았을 때도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분석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을 잘해서 그런 평가가 나왔는지 명확히 알아야, 다음에도 같은 방식을 의식적으로 반복할 수 있다. 좋은 결과를 그냥 다행이라고만 넘기면, 그 강점을 꾸준히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팀원 입장에서 다면평가에 참여할 때
리더가 아니라 팀원으로서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도 다면평가 대응법의 원칙은 비슷하게 적용된다. 감정적으로 서운했던 순간 하나만으로 전체 평가를 낮추기보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서 구체적인 근거를 남기는 것이 평가 자체의 신뢰도를 높인다. 결국 다면평가라는 제도는 평가받는 사람과 평가하는 사람 모두가 이 원칙을 지킬 때 제대로 작동한다. 한쪽만 신중하게 평가하고 다른 쪽은 감정적으로 반응한다면, 그 제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형식만 남고 신뢰는 사라진다.
결국 다면평가 대응법은 낮은 점수를 무시하거나 과도하게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패턴을 정확히 읽고 조용히 행동으로 바꿔가는 습관이다. 이 습관 하나가 평가받는 사람에서 평가를 활용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SHERPA 인사이트 메시지
결과를 받은 당일에는 반응하지 마세요.
반복되는 패턴과 극단적인 한두 의견을 구분하고,
개선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이번 평가 결과에서 무엇을 읽어야 할지
5분이면 방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면평가 대응법 — 자주 묻는 질문
Decision Lab · 두 가지 출구
27년 조직 경영 | 4050 다음 챕터를 디자인하는 사람 — 수석 SHERPA 박서현 · Decision Lab CE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