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SHERPA Betty 2026.05.19 읽는 시간 약 5분]
임원이 아무 말도 안 하는 회의실이 가장 위험합니다. 박수치고 고개 끄덕이는 임원진, 문제 없다고 보고하는 라인. 그런데 현장은 이미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임원 갈등 해결보다 더 시급한 것은 갈등이 왜 숨겨지는가를 먼저 아는 것입니다.
보고가 올라올수록 현장이 멀어집니다.

오너 경영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나는 왜 이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됐는가.” 6개월 전, 1년 전부터 조짐이 있었습니다. 현장에서는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표에게는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조세금융신문이 분석한 조직 침묵 구조 연구에 따르면 실무자의 ‘이번만 참자’던 침묵은 곧 ‘말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체념과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불신으로 바뀝니다. 이렇게 침묵은 개인의 판단이 아닌 구조적 선택이 되고 조직은 겉보기엔 평온하지만 안에서는 역동성을 잃어갑니다.
이것이 임원 갈등 해결이 어려운 진짜 이유입니다. 갈등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갈등이 보이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임원이 침묵하는 이유 — 능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임원이 대표에게 말하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핵심 인력이 이탈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 주요 거래처와의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다는 것. 특정 프로젝트가 내부에서 이미 실패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 두 임원 사이의 갈등이 팀 전체의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다는 것.
왜 말하지 않는가. 대부분의 오너는 이것을 임원의 충성심 문제, 능력 문제로 봅니다. 하지만 27년간 수백 개 조직의 갈등 구조를 해독해온 경험에서 말씀드립니다.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직이 만들어놓은 침묵의 구조입니다.
임원이 나쁜 소식을 올리면 어떻게 됩니까. 대부분의 조직에서 나쁜 소식을 가져온 사람이 나쁜 사람이 됩니다. 문제를 보고한 임원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만든 사람으로 인식됩니다. 이 경험이 한 번 쌓이면 다음부터는 보고하지 않습니다.
2026년 초 주요 기업 CEO들의 신년사를 분석한 이슈밸리 보고서에 따르면 목표 수치나 장밋빛 전망 대신 전환·체질·신뢰·내부통제라는 단어가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2026년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은 이제 위기 가능성이 아닌 전제 조건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조직 내 침묵은 더 깊어집니다. 임원 갈등 해결이 필요한 시기에 정작 갈등이 보고되지 않는 구조가 됩니다.
대표에게 올라오는 정보는 이미 필터링된 정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부분 올라오지 않습니다.
임원 갈등 해결이 어려운 이유 — 보이는 갈등과 보이지 않는 갈등
오너가 목격하는 임원 갈등은 대부분 이미 수면 위로 올라온 것들입니다. 회의에서의 날선 발언, 보고서 책임 공방, 인사 시즌의 불만 표출. 이것들은 현상입니다.
보이지 않는 게임이 따로 있습니다.
정보 차단 — 특정 임원이 대표에게 직접 보고하는 라인을 갖고 있을 때, 다른 임원들은 그 라인을 우회하거나 정보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대표는 편향된 정보만 받게 됩니다.
연대 형성 — 임원들 사이에 비공식 연대가 만들어집니다. 특정 의사결정에 앞서 이미 비공식 합의가 이루어집니다. 회의는 형식이 됩니다.
책임 회피 구조 —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불분명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서로를 보호합니다. 이 구조 안에서 진짜 원인은 영원히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 세 가지 패턴은 임원 갈등 해결을 위해 임원을 교체해도 반복됩니다.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의사결정 함정이 반복되는 이유도 같은 구조에서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오너가 놓치는 사각지대
임원 갈등 해결 과정에서 오너가 가장 자주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다”는 착각입니다.
현장을 자주 다니고, 임원들과 식사를 하고, 전체 회의를 주관합니다. 조직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너가 보는 현장은 오너가 보러 왔다는 것을 알고 준비된 현장입니다. 오너와 밥을 먹는 임원은 오너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합니다.
27년간 현장을 보면서 발견한 패턴이 있습니다. 조직의 실제 상태는 대표가 인식하는 상태보다 평균 6개월 이상 뒤처집니다. 대표가 “지금은 괜찮다”고 인식하는 시점에 조직은 이미 6개월 전부터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맥킨지 앤 컴퍼니가 2026년 5월 발표한 글로벌 서베이에 따르면 기업 임원들의 72%가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최대 위협으로 지정학적 갈등을 꼽았으며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함께 간다는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Kjob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2026년, 임원 갈등 해결이 단순한 HR 이슈가 아닌 이유입니다. 경영진 내부의 신뢰 구조가 무너지면 외부의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속도도 함께 무너집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 — 구조를 바꾸는 3가지 판단 기준
임원 갈등 해결을 위한 처방은 대부분 틀린 방향에서 나옵니다. 갈등하는 임원을 교체하거나, 팀빌딩을 하거나, 소통 강화를 선언합니다. 이것들은 현상을 건드리는 것입니다.
구조를 바꾸려면 다른 질문이 필요합니다.
첫째, 나쁜 소식이 올라오는 경로가 있는가. 대표에게 불편한 진실을 가져왔을 때 그 임원이 안전한가. 이것이 없으면 좋은 소식만 올라옵니다.
둘째, 대표가 직접 듣는 채널이 있는가. 임원을 통하지 않고 현장의 상태를 파악하는 방법이 있는가. 임원 보고에만 의존하면 임원이 필터링한 정보만 받게 됩니다.
셋째, 의사결정 책임이 명확한가. 결과에 대한 책임이 불분명하면 임원들은 연대해서 책임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진짜 판단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 세 가지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없다면 지금 조직 안에 침묵의 구조가 만들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SHERPA 인사이트 메시지
임원 갈등 해결은 임원을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임원이 침묵하게 만드는 구조를 바꾸는 것입니다. 대표에게 올라오는 정보는 이미 필터링된 정보입니다. 조직의 실제 상태를 보려면 임원 보고가 아닌 구조를 읽어야 합니다. 27년간 목격한 조직의 붕괴는 갈등이 있어서가 아니라 갈등이 보이지 않게 된 순간부터 시작됐습니다.
지금 귀하의 임원진 중 불편한 진실을 가져오는 사람이 있습니까?
없다면 침묵의 구조가 이미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임원 갈등 해결의 출발점은 구조를 먼저 읽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Decision Lab · 두 가지 출구
27년 조직 경영 | 4050 다음 챕터를 디자인하는 사람 — 수석 SHERPA Betty · Decision Lab CE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