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SHERPA 박서현 | 2026.06.19 | 읽는 시간 약 5분]
퇴사하는 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가지를 생각합니다. 퇴직금 정산이 제대로 됐는지, 그리고 마지막 날까지 어떻게 마무리할지.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을 빠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떠난 후에도 그 회사가 나를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말하는지에 대한 생각입니다.
퇴사 후 평판 관리는 퇴사하는 날이 끝이 아닙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날부터 시작입니다.
레퍼런스 체크, 즉 평판 조회는 이제 채용 시장의 일상이 됐습니다. 2025년 직장인 인식조사에 따르면, 이직 시 평판조회가 빈번하다고 느낀다는 응답이 64.7%였습니다. 반면 동의 없는 평판조회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안다는 응답은 30.4%에 그쳤습니다. 평판 조회가 자주 일어나는데, 기준은 잘 모르는 상황인 셈입니다. 그리고 같은 조사에서 불리한 평판조회가 걱정돼 문제 제기를 못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45.4%였습니다. 절반 가까운 직장인이 평판이 무서워 항의조차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DaumDaum
퇴사 후 평판 관리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미 떠난 곳인데 무슨 상관이냐고. 그런데 레퍼런스 체크를 하는 기업 중 54.5%는 거의 채용 확정 단계였던 후보자를 평판 조회 결과 때문에 뽑지 않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최종 합격 직전까지 간 자리를 퇴사 후 평판 하나로 잃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Daum
27년간 수많은 채용 현장에서 이 순간을 목격했습니다. 서류도 좋고 면접도 잘 봤는데, 레퍼런스 체크에서 걸리는 사람. 그 사람들의 공통점은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퇴사 후 평판 관리를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임원으로 일하면서 채용 최종 단계에서 레퍼런스 체크를 했던 한 케이스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지원자의 모든 조건이 완벽했습니다. 그런데 전 직장 팀장에게 연락했을 때, 단 한 마디가 돌아왔습니다. ‘일은 잘했는데, 떠나는 방식이 좋지 않았어요.’ 우리는 그 자리에서 채용을 보류했습니다. 실력이 아니라 퇴사 방식이 커리어의 발목을 잡은 것입니다. 이력서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 외부 평판입니다. 항상 조직내에서 자기관리와 대인관계를 어떻게 하느냐는 이후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평판은 퇴사하는 방식에서 결정된다
퇴사 후 평판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퇴사 과정 자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퇴사를 통보하는 순간부터 마음이 이미 떠나버립니다. 인수인계를 대충 하거나, 마지막 며칠을 형식적으로 때우거나, 퇴사 통보 후 동료들과의 관계가 어색해지는 것을 방치합니다. 이것이 나중에 레퍼런스 체크에서 정확하게 드러납니다.
퇴사 매너를 지키지 않으면 향후 이직 시 레퍼런스 체크에서 좋은 평판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후임자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제대로 진행해야 하며, 기업 내부 자료를 외부에 유출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퇴사 매너라는 것이 단순히 인수인계를 잘 마무리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퇴사 통보 직후의 태도, 동료들과의 마지막 대화, 심지어 회사 시스템에서 어떻게 데이터를 정리하고 나가느냐까지 포함됩니다.
레퍼런스 체크를 받는 사람 중에 “저는 나쁘게 퇴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판단은 본인의 기준입니다. 퇴사 후 평판 관리에서 기준은 자신이 아니라 남아있는 사람들의 기억입니다. 내가 어떻게 떠났다고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그 자리에 남은 사람들이 그 순간을 어떻게 기억하느냐가 레퍼런스 체크의 내용이 됩니다.
레퍼런스 체크에서 확인하는 것
레퍼런스 체크가 단순히 “이 사람 어땠어요?”라는 질문으로 끝난다고 생각하면 오해입니다. 기업이 실제로 확인하는 항목은 업무능력 및 전문성 52.5%, 성과 및 경력 사실 확인 43.4%, 대인관계 33.3% 순입니다. 단순한 성격이나 태도 확인이 아닙니다. 이력서에 적힌 경력과 성과가 사실인지까지 확인합니다.
이 부분이 퇴사 후 평판 관리에서 종종 간과되는 지점입니다. 평판은 “저 사람 좋은 사람이었어요”가 아니라 “저 사람이 그 프로젝트에서 실제로 기여했어요”라는 구체적인 사실 확인의 영역까지 확장됩니다. 이력서를 과장했거나, 실제로 하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적었다면 레퍼런스 체크에서 드러납니다.
또 하나 많은 분들이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레퍼런스 체크의 대상이 직속 상사나 팀장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함께 일한 동료, 타 부서와의 협업 상대, 심지어 팀원이었던 후배까지 연락이 갈 수 있습니다. 위로는 좋은 평판을 받았지만 아래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 레퍼런스 체크에서 이 간극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퇴사 후 평판 관리가 특정 관계에만 집중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레퍼런스 체크를 받은 한 지원자가 탈락 이유를 물어온 적이 있습니다. 저는 솔직하게 말해줬습니다. ‘팀원이었던 분이 연락됐는데, 협업 방식에 대해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분은 한참 침묵하다가 말했습니다. ‘그 후배한테는 신경을 못 썼던 것 같습니다.’ 윗사람한테만 잘 보이려 했던 패턴이 결국 평판에서 드러난 것입니다. 모든 대인관계를 잘할 수는 없지만, 한쪽으로 편중되기보다는 무난하게 인간관계를 설정하면서 자신만의 경쟁력을 쌓는 것이 오히려 그사람의 역량을 집중해서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퇴사 후 평판 관리
퇴사 후 평판 관리는 퇴사 통보를 하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 인수인계를 정해진 기간보다 조금 더 성실하게 합니다. 누군가 힘들어할 때 조금 더 도와주는 것, 그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퇴사 후 평판은 마지막 몇 주의 기억이 가장 강하게 작동합니다.
둘째,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직접 전합니다. 단체 채팅방에 공지하는 방식이 아니라, 함께 일했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개별적으로 짧은 메시지라도 남기는 것. 이것이 나중에 “그 사람 어땠어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바꿉니다.
셋째, 회사를 나온 후에도 전 동료들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지 않습니다. 가끔 안부를 묻고, 그들의 소식에 관심을 갖고,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공유합니다. 퇴사 후 평판 관리는 단발성 행동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계의 문제입니다.
넷째, 이직 후에도 전 직장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새 회사에서 전 직장 얘기를 꺼낼 때, 불만이나 비판보다는 배운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어느 업계든 생각보다 좁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연결될지 모릅니다.
퇴사 후 평판 관리는 이직을 잘하기 위한 기술이 아닙니다. 자신의 커리어 전체를 어떻게 쌓아갈 것인지에 대한 태도의 문제입니다. 잘 떠나는 것이 잘 도착하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직장인 손해 보는 패턴에서 다룬 것처럼, 조직 안에서 어떻게 관계를 맺었는지가 결국 퇴사 후 평판으로 이어집니다.
SHERPA 인사이트 메시지
퇴사 후 평판 관리는 이직을 잘하기 위한 기술이 아닙니다. 자신의 커리어 전체를 어떻게 쌓아갈 것인지에 대한 태도의 문제입니다. 잘 도착하는 것만큼, 잘 떠나는 것이 커리어에 남습니다.
지금 내 커리어 패턴이 어디서 막혀있는지,
조직 안팎에서 어떻게 읽히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5분이면 구조를 짚어드릴 수 있습니다.
퇴사 후 평판 관리 — 자주 묻는 질문
Decision Lab · 두 가지 출구
27년 조직 경영 | 4050 다음 챕터를 디자인하는 사람 — 수석 SHERPA 박서현 · Decision Lab CEO
